-몇일 침묵하며 보냈습니다. 잠깐의 쉼이 필요해서 그랬는지 몸도 마음도 자연스럽게 허락해서 말씀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것을 잠시 멈췄었습니다. 긴 호흡을 하기 전에 마음을 가다듬는 시간정도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
요즘 오래된 노래를 찾아 듣는 시간을 보내는 중입니다. 노래를 들으면 그때 삶이 함께 떠오릅니다. 좋았던 기억, 슬펐던 기억, 가슴아팠던 순간 등, 노래 한곡에 숨겨져있던 저의 기억의 상자를 열어재낀 것처럼 수많은 기억들이 쏟아져나옵니다. 가끔 페이스북이 예전에 포스팅했던것을 리마인드해주는 것처럼, 노래한곡은 그때 그 순간의 감정과 표정, 그리고 어느 장소까지 기억나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니, 연대별로 노래를 찾아듣는 재미가 생겼습니다. 한참, 삶이 이제는 내 기대와 꿈을 넘어서 살아가고 있는 이순간, 그 기억은 더이상, 슬프지도, 아프지도, 기쁘지도 않고, 그저 지금의 나를 만들어낸 조각들이라는 생각에 하나하나 다 소중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호수아 4장은 마침내 가나안땅으로 들어가는 이스라엘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역사적인 순간입니까? 그런데 꽤 소박하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요단 동편에서 가나안땅으로 들어가기 위해 요단강을 건너는데, 강 한가운데 있는 돌을 지파별로 들고오게 합니다. 그 돌들로 기념탑을 쌓았는데, 바로 그 순간을 기억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것입니다. 가장 감격적인 순간, 이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돌탑을 쌓았습니다. 돌탑이 중요한게 아니라, 이 순간이 영원토록 기억되기 원하는 간절함을 읽어야 합니다. 홍해가 갈라졌던 것처럼, 요단강을 마르게 하고, 그곳을 지나 약속의 땅에 마침내 도착한 이스라엘이 이 모든 순간을 기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오늘 말씀의 내용입니다. 요단강에서 가져온 열두개의 돌은 단순한 요단강 돌이라는 기념품이 아니라, 그 안에 하나님의 약속, 하나님의 돌보심, 약속한 땅을 가는 여정, 출애굽의 시작, 모세의 가르침 등 다양한 기억들을 일으키는 상징이 되는 것이고, 이것은 신앙생활에서 매우 중요한 노력이라고 봅니다. 우리들이 성찬상에서 떡을 떼고 포도주를 나누는 이유도 예수님이 제자들과 유월절 식탁을 나누었던 순간을 지금 이자리에서 재현하는 것입니다. 그 재현은 우리를 그 신비로운 기억속에 동참하게 합니다. 제자들과 함께 먹고 마셨던 그 순간에 우리들이 초대되어지는 그 신비로움, 그래서 기독교에서 말하는 기억은 단순한 그때 그일만 기억하는것이 아니라, 그 때 그 일 안에서 펼쳐진 의미와 하나님의 사랑등 깊은 의미도 함께 기억하는 것을 말합니다. 이 아침, 적어도 우리를 부르시고, 사랑하시고, 함께하신다는 기억을 일으키는 각자의 소유한 표징들을 찾아보시고, 기억의 여정을 잠깐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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