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읽은 로마서 15장에서 바울의 삶이 깊이 내 가슴에 박혔습니다. "나는 남이 닦아 놓은 터위에다가 집을 짓지 않으려하였습니다."(20절) 이 짧은 한 문장에 바울의 삶의 방향이 눈에 들어 온것입니다.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한다는것은 늘 두려움을 앞서게 합니다. 편안하게 새 길을 가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당시 바울이 로마 교회의 일치를 간절히 바란것을 봐서는 아무래도 교회 안에 극심한 갈등이 있었던것 같습니다. 그 갈등 앞에서 바울이 자기의 삶의 방향을 이야기합니다. 늘 새로운 곳을 향해 복음을 전하고, 다른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에 가는 것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합니다. 모두가 원하는 방향이 아닌 전혀 관심이 없는 곳을 향한 바울의 방향이 지금 이순간 제 가슴에 박히는 이유는 우리들은 늘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삶의 에너지를 쏟고 있기때문입니다. 교회마저도 세상이 가르키는 곳을 향해 치닷는다는 생각에 과장되게 허탈한 마음마져 들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박노해라는 시인을 좋아합니다. "사람만이 희망이다"라는 책은 저의 이십대의 한 순간을 현실이 아닌 이상과 꿈으로 향하도록 이끌 었던 것같습니다. 정말로 이 분은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고, 가지 않는 곳을 향해 가고 있습니다. 더불어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이 분의 삶을 응원하고 있습니다. 타고난 글쟁이기도 하지만, 타고난 영성가 이기도 합니다. 더불어, 바울이 가진 삶의 방향에 더 큰 경이로움을 느끼게됩니다. 한 사람의 존재가 다른 이들을 위해 아무도 가지 않는 곳을 향해,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 그 길을 간다는 것은 존경받아 마땅합니다. 예수그리스도의 은혜와 사랑, 그리고 복음은 적어도 한사람의 인생을 이렇게 멋지게 만들었습니다. 한사람의 현실인물이 누구나에게 새로운 방향을 보여주고 삶의 한 부분을 경이롭게 하듯, 바울이 모든 믿는 자들을 새로운 영역으로 초대합니다. 누구나 쉬운길을 가고 싶어하겠지만, 우리들은 적어도 남들이 전혀 해보지 않은 곳을 향해, 그리고 그 것을 사명이라는 부르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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