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장인어른 다녀간 후에 새로운 일상이 생겼습니다. 아마 매일 아침 한국드라마가 궁금했던 장모님이 손주에게 부탁했던 모양입니다.
진작에 한국으로 돌아가셨지만, 아침마다, 아들의 드라마 시청은 지속되었습니다. 심지어 깊이 심취해서 시청합니다. "어머나.." "이런 여름이 아빠가 저사람이네.."등 생소한 한국말 감탄사를 남발하면서 드라마를 보는 아들을 보면서 신기하고 놀라웠습니다. 하루는 아들에게 물었습니다. "드라마가 재밌어서 보니?" 이 평범한 질문에 아들이 답합니다. "아니, 드라마 볼때,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계신것 같아서 좋아." 예상치 못한 답이 훅하고 제 가슴에 들어왔습니다. 늘 삶은 눈으로 보는 현상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고, 예상치 못한 사람의 마음의 깊이는 감히 저울질 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예상치 못한 삶의 여정에 다양한 경험들은 우리의 방향을 흔들어 놓습니다. 그 흔들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원칙과 법이라는 것을 세우는 것이겠죠, 그런데, 삶이 꼭 이런 원칙과 법에서만 움직이는 것이 아닙니다. 꼭 그 흐름을 관통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죠, 오늘 읽은 신명기 19:11-13, 15-21에는 "뿌린대로 거둠" 혹은 "눈에 눈 이에는 이"라는 문장이 떠오르고. "네 눈이 긍휼이 여기지 말아라(21절)"에서는 이 보다 냉정할 수 있을까? 하는 마음까지 듭니다. 겉으로 보이는 본문의 내용은 냉정하지만, 그 안에서 주어지는 의미는 훅하고 우리 삶에 들어옵니다. "다시는 악을 행하지 않도록.." 이 냉정함 속에는 "이웃을 미워하는 마음"에 여지를 두지 말라는 것이고, 위증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를 긍휼이 여기고 돕는 마음보다 상처와 아픔을 주는 마음이니 이에 더욱 냉정함을 가지고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불편한 본문이더라도, 깊이 그 내용을 살펴보면, 훅하고 마음으로 오는 것이 있습니다. 오늘, 여러가지로 훅하고 마음을 툭치는 경험을 합니다. 긍정적인 것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고..그렇지만 삶은 그저 다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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